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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예상 손해만 660억원…지바 롯데는 과연 '165㎞' 사사키를 미국으로 보낼까

사사키 로키(23)는 과연 언제까지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사사키는 지난 27일 연봉 협상을 마친 후 기자 회견을 열었다. 사사키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직전 도장을 찍으며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12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연봉 협상을 마친 선수가 됐다.다른 이도 아니고 사사키라 현지 매체들의 관심이 컸다.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불린 사사키는 최고 구속이 165㎞/h에 달하는 광속구 투수다. 지난해 선발 등판이 15경기에 불과했으나 7승 4패 평균자책점은 1.78에 달했다. 투구의 질만 따지면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MLB) 투수 역대 최장,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이상이라는 평가다. 이미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투구로 MLB닷컴, 베이스볼아메리카 등 현지 매체들의 관심도 뜨겁다.하지만 사사키는 이제 막 프로 4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그마저도 한 시즌은 통째로 휴식, 1군에서 3시즌 등판에 그쳤다. 규정 이닝 소화는 아예 없다. 사사키를 단계적으로 키우고자 한 롯데 구단의 노력 덕분이다.그런 가운데 연봉 협상이 늦어졌고, 일본 매체들을 통해 '사사키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에 진출하려고 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사사키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따로 포스팅을 신청하지 않았고, 매년 해온 것처럼 구단과 MLB 진출 논의를 나눈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기자회견을 마쳤는데도 사사키의 해외 진출을 둘러싼 예측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와 같이 연봉을 8000만엔(7억 2000만원)으로 동결한 것도 '연봉은 동결하고 향후 조기 MLB 진출을 허락한 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을 수 있는 요소다.하지만 추측은 추측일 뿐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사사키를 일찍 보낼 시 손해가 막심하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28일 "사사키가 조기에 MLB 진출을 추진할 경우 롯데 구단은 최대 73억엔(약 660억원)의 손실을 본다"고 주장했다.나름 일리 있는 추정액이다. 사사키가 만약 25세를 넘겨 MLB로 진출한다면 계약 규모에 따라 거액의 포스팅비를 롯데에 안길 수 있다. 지난해 12월 야마모토와 계약한 다저스의 경우 그의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스에 무려 5060만 달러(677억원)를 안겼다.사사키 역시 야마모토에 야마모토 못지 않은 계약 규모를 기대할 수 있는 '천재 투수'다. MLB닷컴은 사사키의 기자 회견을 두고 28일 "많은 이들은 야마모토보다 3살 어린 사사키가 더 나은 유망주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더 빠른 구속, 더 뛰어난 신체 조건 등 장래성을 높이 평가한 셈이다. 실제로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등 일본 선수들을 관찰하는 MLB 고위 관계자들은 모두 일찌감치 사사키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평가가 높아도 25살이 되기 전 미국으로 간다면 의미를 잃는다.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25세가 되지 못한 선수는 포스팅시스템으로 이적해도 마이너리그 계약밖에 맺지 못한다. 이 경우 사사키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575만 달러(77억원)에 그친다. 롯데가 받을 수 있는 보상금도 최대 144만 달러(19억원)에 불과하다. 주니치 스포츠가 주장한 롯데의 손해액이 나온 근거다. 더군다나 사사키가 FA 계약을 맺을 수 있는 2026년 후까진 아직 3시즌이나 남았다. 매년 물가가 치솟는 MLB 시장을 고려하면 롯데는 충분히 더 큰 보상액을 기대할 수 있다.600억원은 NPB 기준으로도 엄청난 금액이다. 당장 올 겨울 나온 NPB 역대 최고 연봉이 10억엔(90억원)이다. 소프트뱅크 외국인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가 4년 40억엔(361억원)에 잔류하면서 나온 기록이다. 사사키가 야마모토처럼 '제 때' 나가준다면 받을 돈이 엔화로 75억엔에 달한다. 단적으로 비유해 오수나 두 명을 영입할 수 있는 액수다.사사키와 롯데가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확실한 건 사사키의 진출 의지가 확고하고, MLB 구단들의 러브콜이 노골적이라는 사실 뿐이다. 사사키는 "일단은 2024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올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말도 전했다.만약 사사키가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낸다면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조기 진출을 반대하는 국내 여론도 달라질 수 있고, 롯데가 그를 막을 명분도 줄어든다. MLB의 러브콜도 더 강해질 게 분명하다. 롯데로서는 일단 사사키가 660억원이 아깝지 않을 활약을 펼쳐주길 바랄 수밖에 없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8 20:31
메이저리그

이정후, 핀스트라이프가 제격인데...유망주 1·2위는 신경쓰이네

'예비 빅리거' 이정후(25)를 향한 메이저리그(MLB) 각 구단들과 현지 스포츠 매체의 관심이 치솟고 있다. 20개 구단이 영입 리스트에 올려 두고 있고, 6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포스팅 공시가 이뤄지기 전부터 유독 자주 등장하는 구단이 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뉴욕 양키스. 가장 최근인 1일에는 커뮤티니격 매체인 블리처리포트가 2024시즌 양키스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예상하며 이정후를 8번 타자·좌익수로 꼽기도 했다. 이정후와 절친한 사이이자 이미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은 김하성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정후가 계약 과정에서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에 너무 연연하지 않길 바란다는 조언을 남긴 바 있다. 물론 이정후 본인에게 직접 전한 말이기도 하다.김하성은 상호 옵션 포함, 기간 5년·총액 3900만 달러 계약에 사인했다. 이정후는 그보다 훨씬 많은 몸값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정도 계약을 한 선수라면, 팀에서도 마이너리그로 보내기 어렵고, 김하성은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하성의 말을 고려해도, 이정후가 선택한 팀에 외야 경쟁 상황은 중요하다. 김하성도 빅리그 1년 차였던 2021시즌엔 내야 백업 선수였다. 국내 야구팬은 당연히 주전을 뛰는 이정후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후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 양키스에 입단하다면 어떤 경쟁이 기다리고 있을까. 양키스는 2022시즌부터 주전 중견수를 맡았던 해리슨 베이더가 2023시즌 중 신시내티 레즈로 떠나며 외야 한 자리리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애런 힉스로 시즌 중간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했다. 2022시즌 홈런왕 애런 저지를 제외하면 주전급 외야수가 없다. 그래서 이정후에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양키스 외야 변수는 뎁스다. 팀 내 유망주 1위 에버슨 페레리아와 2위 제이슨 도밍게스가 있다. 두 선수 모두 8·9월 2023시즌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페레리아는 2017년, 150만 달러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유망주로 전형적인 파워 히터다. 2023시즌도 트리플A와 더블A에서 뛰며 홈런 18개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장타율은 0.501이다. 양키스는 외야 세대교체를 위해 확장 엔트리가 적용되는 9월이 아닌 8월 말에 페레리아를 콜업, 서비스 타임 손해를 감수했다. 페레이라는 MLB에서 뛴 27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51에 그쳤다. 도밍게스는 그런 페레리아보다 더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는 선수다. 양키스는 2019년 국제 계약으로 무려 510만 달러를 쐈다. 제2의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팀 레전드 미키 멘틀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도밍게스는 지난 9월 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빅리그 데뷔전 첫 타석부터 홈런을 치는 출전한 8경기에서 4홈런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팔꿈치 수술로 내년 상반기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2025시즌에는 복귀한다. MLB에서도 명문 구단, 최고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양키스가 이정후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국내 야구팬에 자부심을 자극한 것 같다. 이정후는 대우, 지역 환경 등 수많은 요소를 따져 결정을 내릴 것이다. 팀 포지션 경쟁 상황, 특히 유망주 관리 추이는 주시해야 할 지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1 11:24
프로야구

[KS 5] KS 현장 찾은 김하성 "대한민국 야구 축제, 응원 위해 왔습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 '영웅 듀오'가 한국시리즈(KS) 나들이에 나섰다.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KS 5차전이 열린 13일 잠실구장. 한국 야구를 빛낸 이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시구로 레전드 사령탑 김성근·김응용·김인식 감독이 시구자로 나섰고, 한 시대를 풍미한 포수이자 이들의 제자 박경완(현 LG 트윈스 코치) 홍성흔(전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팀 코치) 장채근(현 홍익대 감독)이 시포자로 나섰다. 현재 KBO리그와 MLB 무대를 호령한 선수들도 축제 현장을 찾았다. MLB 통산 78승을 거둔 류현진,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GG)에 빛나는 김하성, 이미 미국 현지 매체와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예비 빅리거' 이정후였다. 이들은 경기 시작 직전 레던드 감독들과 함께 담소를 나눴다. 이후 류현진과 그의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 그리고 김하성과 이정후 잠실구장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나눴다. 야구계 원로들에게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눴다. 이정후는 밥을 먹으면서도 KS 중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정후는 앞서 친분이 있는 LG 투수 이정용과 포옹을 나누며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지난 6일 발표된 MLB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GG를 수상하며 한국 야구를 빛냈다. 아시아 선수로는 일본 야구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2번째, 내야수로는 최초였다. 이정후는 곧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들긴다. 현지 매체들 이정후의 몸값이 1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다. 야구 현장을 찾은 김하성에게 수상 소감을 묻자 "공식적을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2019년,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두산 베어스와 KS를 치른 김하성은 빅리거이자 관중으로 찾은 KS에 대해 "대한민국의 야구 축제니까 다 같이 응원하고 즐기러 왔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 야구 대표 지도자들과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열광시키는 최고의 스타들이 찾은 KS 5차전. 가을축제가 무르익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3 19:43
프로야구

[IS 비하인드] 연수 코치와 접촉한 SSG, 지원금 반환하면서 떠나는 손시헌

손시헌(43) NC 다이노스 코치의 '인천행'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본지 취재 결과, 손시헌 코치는 현재 SSG 랜더스 퓨처스(2군) 감독으로 내정됐다. SSG는 올 시즌 2군 감독 역할을 한 이대수 2군 총괄 및 수비 코치가 1군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그의 공백을 채울 대안이 필요했는데 외부로 눈을 돌려 손시헌 코치와 접촉했다. 손시헌 코치가 SSG와 별다른 인연이 없다는 걸 고려하면 '파격'에 가까운 인사다. 2003년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한 손시헌 코치는 2013년 11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뒤 2019년 은퇴할 때까지 소속팀을 바꾸지 않았다.이번 '이적'이 더욱 눈길을 끄는 건 그의 신분 때문이다. 2020년 NC 2군에서 수비 파트를 담당한 손시헌 코치는 두 시즌 코치 경력을 쌓은 뒤 2021년 12월 미국(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마이너리그)으로 연수를 떠났다. 연수 기간(예정 3년) 중 첫 1년은 NC에서 연봉 포함 전액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창원(마산)이 연고인 NC는 코치 영입이 쉽지 않아 매년 어려움을 겪는다. 그만큼 '코치 손시헌'에 공을 들였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팀에 합류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SSG가 2군 감독 자리를 제시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주요 코치 자원을 뺏기게 된 NC는 미국 연수 비용에 대한 정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수 비용을 지원한 건 향후 구단으로 복귀하겠다는 암묵적 합의가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으니 관련 사안을 매듭짓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거취를 고민하던 손시헌 코치는 연수 지원금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인천행을 받아들였다. 김성용 SSG 단장에 따르면 '지원금 반환'은 구단이 관여하지 않고 코치가 직접 해결했다.오프시즌 코치 이동은 연례행사에 가깝다. 그만큼 적지 않은 코치가 팀을 떠나고 새 둥지를 찾는다. 관건은 어느 정도 적정선을 지키느냐다. 이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해외 연수를 보냈다는 건) NC가 애지중지 키웠던 코치라는 의미 아닌가. 그걸 인터셉트(가로채기)한 거"라면서 "연수 중인 코치와 접촉한 뒤 (지원금을 반환하면서까지) 영입하는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코치를 빼가는 건 상도의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관계자도 있다.현재 SSG는 '코치 엑소더스'가 가속화하고 있다. 채병용·이진영을 비롯해 팀을 대표한 주요 핵심 코치들이 자의 반 타의 반 팀을 떠나고 있다. 1·2군은 물론이고 투·타 가리지 않고 이탈자가 생겨 '코치 수혈'이 오프시즌 중요 과제로 떠올랐다. KBO리그의 다른 구단들이 SSG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좋은 의미는 아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01 10:49
메이저리그

"사공 많다"고 투덜대더니…'토르' 신더가드, 투수 명가에서도 'DFA'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투수 명가 두 팀이 '토르' 노아 신더가드(31·클리블랜드 가디언스) 개조에 결국 실패했다.클리블랜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대결이 마무리된 후 신더가드를 양도 지명(DFA)한다고 발표했다. 양도 지명은 일종의 방출 대기다. 웨이버 기간 동안 그를 데려갈 팀을 찾고, 희망 구단이 나오지 않으면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바뀌거나 방출 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클리블랜드는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투수 명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리그를 주름잡는 에이스 투수들을 키워왔다. 코리 클루버, 트레버 바우어, 마이크 클레빈저, 쉐인 비버 등이 대표적이다.그런 클리블랜드도 신더가드를 살리는 데 실패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달 27일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와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했다. 선발 투수 공백이 커져 내린 결단이었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적 후 총 6경기(33과 3분의 1이닝) 등판한 그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마지막 경기인 28일 토론토전 성적도 6이닝 4피안타(3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이었다. 피안타가 적었으나 장타 억제가 전혀 되지 않았다.클리블랜드에 앞서 또 다른 투수 명가도 신더가드 개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클리블랜드에 신더가드를 넘긴 LA 다저스는 올 시즌 전 그와 1년 1300만 달러 FA 계약했다. 다저스 역시 투수력 강화에 강점이 있던 팀이다. 최근만 살펴봐도 타일러 앤더슨, 앤드류 히니, 블레이크 트레이넨 등 부활을 꿈꾼 투수 여러 명이 다저스와 단년 계약을 통해 성공을 거뒀다. 신더가드 역시 다른 팀과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으나 부활을 꿈꾸고 다저스행을 선택했다.하지만 결과는 마음먹은 것처럼 나오지 않았다. 다저스에서 12경기 55와 3분의 1이닝을 투구한 그는 1승 4패 평균자책점 7.16으로 크게 부진했다. 손가락 물집 부상을 입은 그를 부상자 명단(IL)로 보냈던 다저스는 결국 트레이드로 이별을 선택했다.쿨한 이별은 아니었다. 신더가드는 이적 과정에서 "사공이 너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부의 생각은 옳았을 수도 있지만, 내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다저스에서의 시간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모습이 되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비꼬았다.신더가드는 구단을 탓했지만, 리그 대표 선진 구단들도 그를 살리지 못하는 건 결국 그의 고집 탓으로 보인다. 다저스, 클리블랜드 등 '명가'의 비결은 구종 레퍼토리 변화가 대부분이다. 신더가드는 젊은 시절 뉴욕 메츠에서 뛰며 최고 164㎞/h 강속구로 리그를 제패했다.그러나 2016년 평균 159㎞/h에 달했던 그의 강속구는 올해 평균 149㎞/h까지 느려졌다.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021년 복귀한 후 구속을 되찾지 못한 탓이다. 힘 대신 변화구로 승부해야 했지만, 올해도 여전히 싱커와 직구의 투구 비중이 합계 43.3%에 달했다. 특히 싱커(피안타율 0.372)가 완전히 망가졌는데도 가장 많은 비중을 고수했다. 2구종 체인지업 역시 피안타율이 0.301에 달했다.신더가드와 정 반대 결과를 보여준 투수도 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전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었던 랜스 린은 당시 6승 9패 평균자책점 6.47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다저스로 트레이드됐고,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3으로 180도 달라졌다. 신더가드의 싱커처럼 '망가진' 커터 비중을 줄인 게 비결로 꼽힌다.신더가드는 수술 복귀 후 지난 2년 이적 시장에서 '덜 긁은' 복권처럼 여겨졌다. 충분히 강속구를 던지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2년 연속 실패를 경험했고, 변화 의지 역시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소속팀을 찾고, 부활할 가능성에 물음표가 따르는 이유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28 09:14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장현석, 투수 육성 '핫 플레이스' 다저스로 향하다

고교 최대어 장현석(19·마산용마고)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육성 명가'로 향한다.장현석은 8일 LA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11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심준석(80만 달러·10억 5000만원)보다 조금 더 높은 액수다. MLB 구단들은 매년 초 보너스 풀(유망주 스카우트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리셋된 후 해외 유망주들을 영입하는 편인데, 다저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유망주를 내준 후 보너스 풀을 넘겨받아 즉각 장현석을 영입했다. 그만큼 다저스에 장현석이 필요했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강팀이다. 올 시즌 역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PS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성적이 좋은 만큼 드래프트 순위는 낮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나 사치세 기준선 초과로 상위 지명 순번도 밀린다. 지명 당시부터 대형 투수를 뽑은 전례가 아주 드물다. 워커 뷸러가 대표적이다. 지명 당시 22세였던 뷸러는 반더빌트대 재학 시절 지명 후보 랭킹 11위에 오르고도 24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했다. 당시 최고 154㎞/h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팔꿈치 통증이 있어서 순번이 밀렸다. 실제로 뷸러는 입단 직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았다. 뷸러가 고교 3학년 때 던진 최고 구속은 151㎞/h 안팎이었다. 올 시즌 데뷔한 바비 밀러 역시 대학 시절 선발로 최고 스피드가 154㎞/h에 그쳤고, 선발로 뛸 역량은 당장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뷸러와 밀러는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최고 163㎞/h를 던지는 최상위 유망주가 됐고, 빅리그 주축 선발로 성장했다.장현석은 고교 시절 최고 스피드 158㎞/h를 기록했다. 게다가 스위퍼를 장착하는 등 변화구 구사도 수준급이다. 보너스 풀 제도 시행 이후 다저스에도 장현석보다 많은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다른 포지션의 국제 유망주들은 몇몇 있다. 그러나 장현석 같은 '스펙'을 가진 투수는 없다. 장현석은 다저스의 '성장 환경'을 중시한 거로 보인다. 다저스는 최근 투수 유망주들을 급격하게 성장시킨 '핫 플레이스'로 이목을 끌었다. LA 타임스와 베이스볼 아메리카 등은 다저스 산하 더블A팀 선발진의 평균 구속이 153㎞/h(5월 초 기준)를 마크했다고 전했다. MLB 전 구단을 포함해 공동 1위(마이애미 말린스와 동일) 기록이다.이는 최상위 지명 유망주의 퍼포먼스가 아니다. 완성도가 떨어져 중위 순번에 지명받거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원석형 선수'들을 계발해서 만든 결과다. LA 타임스는 이들이 구단이 개설한 정식 강좌를 통해 근육 증량, 신체 가동법, 근력을 투구 딜리버리(동작)에 활용하는 법을 두루 배웠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육성 시스템은 MLB에서 드물지 않다. 다저스가 돋보이는 건 멘털 케어다. LA 타임스는 "다저스 선수들은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야구에는 자신감이 필요한데 그들이 그걸 보여준다.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자신 안에 더 많은 것(역량)이 담겨 있다는 걸 안다"고 전했다. 더블A 유망주 멤버 중 한 명이이었던 닉 나스트리니(현 화이트삭스)는 "학창 시절까지 다른 구단은 날 믿어주지 않았다. 다저스가 유일했다"며 "이곳에 와서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떠올렸다.물론 경쟁이 만만치 않다. 빅리그 로스터가 탄탄한 다저스는 유망주 콜업이 늦은 편이다. 국내 남았다면 1차 지명이 유력했을 최현일(23)은 직구 평균 구속이 148㎞/h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다저스의 상위 싱글A에 머물고 있다. MLB 승격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다저스 입단은 도박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시즌 중 계약금을 끌어모아 계약했을 정도로 다저스는 장현석을 높게 평가했다. 성과만 보여준다면, 장현석에게 줄 기회는 충분하다.차승윤 기자 2023.08.12 08:48
프로야구

[IS 포커스] 외국인 부상 대란, 교체 고민과 대안 부재

전례 없는 외국인 선수 부상 대란. 마땅한 대안이 없어 교체도 쉽지 않다.프로야구는 현재 구단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가 적지 않게 쓰러졌다. SSG 랜더스는 에니 로메로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중 어깨 통증을 느꼈다. 두 달 이상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데 워낙 민감한 부위를 다쳐 교체가 유력하다. SSG는 외국인 스카우트가 미국에서 대체 자원을 물색하고 있다.NC 다이노스는 타자 제이슨 마틴과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이탈했다. 마틴은 지난 6일 오른쪽 내복사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와이드너. 와이드너는 시범경기 막판 허리 통증(디스크 신경증)을 느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7일과 18일 병원에서 교차 검진을 진행, 몸 상태를 판단할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고 있지만 교체보다는 선수들이 복귀해 활약해 주는 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두산 베어스는 딜런 파일이 아직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딜런은 호주 스프링캠프 라이브 피칭 중 타구에 머리를 맞았다. 장시간 비행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해 선수단과 함께 입국하지 않고 며칠 더 호주에 머물기도 했다. 지난달 12일 '지각' 입국한 뒤 병원 검진 결과 골 타박으로 인한 어지럼증 진단과 함께 4주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불펜 투구를 진행했는데 정확한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한화 이글스는 개막전 선발 버치 스미스가 투구 중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물음표다. 외국인 선수가 아픈 구단들은 하나같이 교체도 고려한다. 문제는 선수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점이다. 에이전트들이 구단에 선수 소개 메일을 보내지만 대부분 '함량 미달'이다. 마음에 드는 선수들은 한국행을 꺼린다. 실제 최근 여러 구단에서 접촉한 왼손 투수 A는 빅리그 재도전 의사를 밝혀 계약을 거절했다. B 구단 단장은 "메이저리그도 지금 부상이 많다. 구단들이 최대한 선수 뎁스(선수층)를 유지하려는 시기여서 소속이 있는 선수들은 협상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KBO리그는 지난 2018년 9월 이사회(사장단 모임)에서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총액을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13억원)로 제한했다. 교체 외국인 선수는 잔여 개월(2~11월)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 계약이 시작되는 2월부터 총액이 매월 10만 달러(1억3000만원)씩 줄어든다. 빅리그 40인 로스터나 마이너리그 핵심 선수들을 데려올 수 없다면 미국 독립 리그나 대만 프로야구(CPBL)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일종의 차선책이지만 이제 갓 개막한 시점에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선수를 영입하는 건 모험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4월 교체는 꽤 어렵다. 일단은 아픈 선수가 복귀하길 기다리는 거 말고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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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SSG, 2018년 KS 우승 감독 힐만과 컨설턴트 계약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가 구단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트레이 힐만(60) 전 감독과 컨설턴트 계약을 체결했다.SSG는 "한·미·일 리그에서 감독과 코치, 선수, 프런트 등 다양한 보직에서 풍부한 성공 경험을 쌓아온 힐만과의 컨설턴트 계약 및 협업을 통해 우수 외국인 선수 검증 지원, 선진 리그의 육성 기법 및 팀 운영 노하우 전수, 해외 인적 교류, 코치·프런트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단 운영의 선진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컨설턴트 업무 범위는 국제 스카우트, 선수 육성 지원, 스포츠 사이언스, 해외 선진리그 인적 네트워크 구축, 교육리그 등 국제업무 지원 등이다.힐만 감독은 2017년 구단 제 6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2018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2019년 마이애미 말린스 코치, 2022년 LA 에인절스 선수 육성 이사를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힐만은 구단에서 선정한 우수 외국인 선수 리스트를 바탕으로 선수 기량은 물론 인성, 동료 관계, 사생활 등 경기 중에 확인 할 수 없는 정보들을 검증하는 등 국제 스카우트 업무를 지원한다. 또한 외국인 선수들의 KBO리그 적응과 성공 확률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시즌 중 외국인 선수들과 상시 면담하며 리그 적응을 돕는다.또한 SSG는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마이너리그 감독 및 육성 디렉터로 활동한 힐만 감독의 선수 육성의 전문 역량을 구단 육성에 활용하며, 특히 해외 교육리그 참가, 인스트럭터 초청, 선수 교육 등에 선진 육성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힐만은 스포츠에 대한 과학적 해석과 활용으로 선수들의 기량 극대화를 돕기 위해 MLB 구단들이 적극 도입하고 있는 ‘스포츠 사이언스’의 주요 노하우를 SSG에 전수한다. 힐만은 MLB 구단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스포츠 사이언스를 야구에 접목시켜온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에서의 관련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이해도를 높이고 활용도를 제고할 다양한 방법들을 전하며 구단의 스포츠 사이언스 내재화에 일조할 예정이다.뿐만 아니라 힐만은 MLB 구단 및 관계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SSG에 선진적인 운영 시스템 도입, 전문 인력 추천, 코치·프런트 연수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힐만은 "다시 한번 SSG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 기쁘다. 지난 39년간 프로야구에서 체득한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를 모두 동원하여, 올시즌 SSG랜더스의 성공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3.03.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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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KBO리그에 '질롱 코리아' 바람이 분다

KBO리그에 '질롱 코리아' 바람이 분다. 질롱 코리아는 호주 빅토리아주(州) 질롱을 연고로 하는 KBO리그 연합팀이다. 2018년 10월 창단해 올겨울 호주 프로야구리그(ABL)에서 통산 세 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한 KBO리그 7개 구단이 선수를 파견,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질롱 코리아의 홍보를 담당하는 임동훈 해피라이징 본부장은 "(이전과 비교하면) 구단들의 참여가 많아졌다"고 반겼다. 처음에는 '무관심'에 가까웠다. 2018~2019시즌 질롱 코리아의 엔트리는 독립리그 선수와 은퇴 선수 위주였다. 성과를 보여준 게 없으니 KBO리그 구단들이 선수 파견을 꺼렸다. 하지만 2019~2020시즌 몇몇 구단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프로야구 안팎의 시선이 달라졌다. 홍창기·이재원(이상 LG 트윈스) 임지열·전병우(이상 키움 히어로즈) 고승민·강로한(이상 롯데 자이언츠) 등이 질롱 코리아 2기 멤버. 코로나19 탓에 두 시즌을 건너뛴 질롱 코리아는 명실상부 '진짜' KBO리그 연합팀으로 2022~2023 ABL 일정을 치르는 중이다. 12월과 1월은 프로야구 비활동기간이다. 구단이 선수 훈련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 고연봉 선수들은 이 기간 해외로 훈련을 떠나기도 하지만, 저연봉 선수들의 선택지는 많지 않다. 개인 훈련을 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질롱 코리아가 좋은 대안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도가 높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해외에서 외국 선수와 경기를 하다 보면 감각이 올라올 수 있다. 올해는 1군 경험이 부족한 선수 위주로 보냈다.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키움은 2021년 1차 지명 유망주 장재영이 ABL 6경기를 뛰고 지난 21일 입국했다. 질롱 코리아에 처음 선수를 파견한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다녀온 다른 팀 선수나 코칭스태프로부터 육성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선수들이 복귀한 뒤 대화를 해봐야 구체적으로 알겠지만, 경기 영상을 봤을 때 투수들의 구속이나 구위가 향상했다는 느낌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C는 질롱 코리아 3기에 선수 4명(김태현·오장한·하준수·서호철)을 보냈다. 여기에 구단 자체 코치 연수 프로그램을 거쳐 정식 코치로 선임된 손정욱(투수) 윤수강(배터리) 코치와 조대현 트레이닝 코치도 호주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ABL의 수준은 생각보다 높다. 질롱 코리아 1기 성적은 7승 33패(승률 0.175)로 4개 팀이 속한 사우스웨스트 디비전 최하위였다. 2기 때도 11승 29패(0.275)로 디비전 꼴찌. 올 시즌에도 29일(한국시간) 기준으로 8승 14패에 머물고 있다. 임동훈 본부장은 "ABL 각 팀에 호주 출신 선수는 7~10명 정도다. 나머지 10~15명은 미국 마이너리그나 일본 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스, 지바 롯데 마린스,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등에서 온 선수들"이라며 "(올 시즌 고교리그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김민석(롯데)은 생전 처음 보는 공이 날아온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3라운드를 지나면서 콘택트를 하고 홈런도 쳤다. 소속팀에 돌아가면 2군 투수들의 공은 쉬어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질롱 코리아는 1, 2기 구단 운영 비용 일체를 해피라이징 측에서 부담했다. 3기는 선수 숙박과 항공료 일부를 (선수들이 속한 KBO리그) 구단으로부터 지원받았다. 방송 중계권과 메인 스폰서십 계약만으로 질롱 코리아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임동훈 본부장은 "매년 디킨대학교 기숙사를 선수단 숙소로 사용했다. 유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 빈자리를 썼는데 코로나 이슈 문제로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며 "질롱에는 마땅한 선수단 숙소가 없어서 차로 40~50분 거리에 있는 멜버른에서 5성급 호텔를 사용하고 있다. 호주 달러도 많이 올라 부득이하게 (KBO리그) 구단에 관련 이야기(지원)를 했다. 대신 기타 부대 비용은 해피라이징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롱 코리아는 투수보다 야수 비중이 크다. 겨울 훈련에 따른 부상을 우려해 구단마다 야수 위주로 선수를 파견한다. 선수단의 균형이 깨지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스폰서십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질롱 코리아가 유지되면) 일종의 겨울 교육리그라고 생각해서 선수를 계속 파견할 생각이다. 젊은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는 건 육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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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KBO 통합 데이터 사업은 왜 통합되지 못했을까

한국판 '베이스볼 서번트'는 도대체 언제쯤 실현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월 트래킹 데이터 통합 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진행했다. 메이저리그(MLB)가 사용하는 공식 기기 호크아이를 비롯해 그 전 단계에서 썼던 트랙맨, 현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가 활용하는 PTS 등이 경쟁했다. 최종적으로 선정된 건 트랙맨이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협상의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게다가 KIA 타이거즈는 참여하지 않은 9개 구단만 트랙맨과 계약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최신 기술이자 MLB 공인 시스템인 호크아이가 선정되지 않은 것에도 물음표가 따른다. 먼저 호크아이가 선정되지 않은 데에는 국내 총판 업체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했다. A구단 관계자는 "호크아이 측은 사실상 1인이 운영하는 국내 업체다. 경기 정보 프로그램, 해외리그와의 데이터 교류, 구장별 구조 기초 조사도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B구단 관계자는 "선정 직전까지 과반수 구단이 호크아이를 선호했는데 최종 PT(프레젠테이션)에서 국내 업체가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또 최종 PT 한달 전 구단 측에서 2군 구장에 기기 설치 여부를 질문했다. 그런데 최종 평가일까지 호크아이 측은 단 한 개 구장도 실사하지 않았고, 구글 지도상 (설치 여부를) 확인했다는 답변만 남겼다"고 전했다. C구단 관계자는 트랙맨 선정의 이유로 적은 기술력 차이와 비용을 꼽았다. "MLB를 자주 접해본 이라면 트랙맨에서 호크아이로 바뀌어도 스탯캐스트 수치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정확도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대신 호크아이는 야수 움직임, 배트 트래킹(스윙 스피드 측정)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면서도 "고사양 옵션이라 비용이 더 많이 요구된다. 광주구장을 제외한 8개 구장 및 2군 구장에 설치비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호크아이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구단은 현재 KIA뿐이다. 지난 1월 호크아이와 장기계약을 맺은 KIA는 트랙맨과 계약하는 통합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랙맨은 지난 2018년부터 국내 구단에 도입됐지만, KIA는 플라이트스코프, 호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등 타 시스템을 사용해왔다. KIA 관계자는 "플라이트스코프는 트랙맨과 똑같이 레이더 기반이지만 정확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계약했다고 들었다"며 "호크아이는 광학 카메라를 사용해 장점이 훨씬 많고, 수비와 주루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플라이트스코프는 KIA가 독점적으로 사용했던 기기가 아니다. 당시 많은 홍보가 이뤄졌고 타 구단도 사용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포기한 사례도 있다. 야구 데이터의 핵심은 샘플 사이즈인데 KIA는 홈구장 데이터만 사용할 수 있다. KIA 선수들의 데이터가 적은 건 물론 1년에 8경기만 방문하는 원정 팀의 데이터는 극소수만 수집할 수 있다. KIA는 이 부분도 감수하고 있다. KIA 관계자는 "원천 데이터(raw data)가 더 많이 축적될수록 통계가 정확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리그 720경기 중) 홈 72경기만 사용한다. 데이터가 제한적이라 불리한 점은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원하는 양질의 영상 기반 데이터를 뽑을 수 있어서 나쁘지는 않다"고 답했다. 통합 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KIA의 움직임이 불만이다. KIA가 리그 차원 논의에서 벗어나 행동하면서 통합 사업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A구단 관계자는 "통합 시스템 논의를 깊게 나눴던 건 2021년 말이다. 그런데 KIA는 그 후 독단적으로 호크아이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KBO도 이를 나중에야 확인했다"며 "KIA를 제외하면 통합 시스템을 공식 기록으로 삼기 어려워진다. KIA가 호크아이 측정 데이터를 공유해줘야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B구단 관계자도 "미참여 구단이 있으면 로 데이터 공개가 어려울 것 같다. 1개 구단이 공개하지 않으면 다른 9개 구단이 공개에 동의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C구단 관계자는 "박병호(KT 위즈)의 타구 데이터 기반 기대 타율(xAVG)을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광주 구장 데이터를 빼고 계산해야 한다. 광주 경기에서 박병호가 친 안타는 무조건 100% 안타가 되는 타구로 처리하고, 안타가 되지 않은 타구는 안타 확률 0%로 처리해야 한다. 일반 기록을 측정 데이터마냥 가져다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KIA 관계자는 "호크아이와 계약한 건 통합 데이터 사업 이야기가 구단에 전해지기 전이었다. 그전까지 KBO에서 통합 데이터 사업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나눴던 논의들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결정했다는 해명이다. 향후 사업 참여에 대해서도 "KBO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문의가 온 건 없다. 구체적인 요청이 와야 (데이터 제공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KBO 관계자는 "아직은 협상이 난항 중"이라고 전했다. B구단 관계자는 "KBO가 2일까지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벌써 지나갔다. 2023년도 예산을 다 짜 놨는데 엎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트랙맨 총판을 맡은 스포티스틱스 관계자는 "내년 실행을 목표로 계속 협상 중이다. 금주 내로 결론짓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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